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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최대 교민축제의 장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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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최대 교민축제의 장을 찾아가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baidu.com, 百度)에는 '한국인'이라는 검색어와 함께 연관으로 검색되는 문장이 하나 있다. 바로 '왕징에 왜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사는가'라는 질문이다. 중국인들조차 궁금증을 모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이 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지만, 국내에는 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들에겐 생소한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 1992년 체결된 한·중 수교 이래, 상당수 한국인들이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지고 타향살이를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왕징에 중국 제1의 한인 타운이 조성되기 시작한 역사는 지난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왕징(望京)에는 지난 2014년 기준 약 200만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0만 해외동포 가운데 1/5 가량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머물며 타향살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중국 제1'한인 타운'이 자리한 왕징이 있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왕징 일대 모습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왕징 일대 모습 바이두 이미지 캡쳐 

 

  1990년대 후반 당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하던 시기가 지나고, 갑작스럽게 불어온 IMF 사태 이후, 기업들의 주재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지면서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베이징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이 왕징 한인타운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하늘 높게 솟은 마천루로 가득한 왕징 시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시의 왕징은 베이징의 외곽 시골 도시에 불과했다. 때문에 하나 둘 모여든 한국인들과 이들을 위해 마련되기 시작한 한국 식당과 한국 마트가 지금의 왕징 한인타운을 조성한 시초가 되었던 셈이다. 

 

  이후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2015년 현재의 왕징은 베이징 최대 신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궈마오(國貿), 진룽제(金融街), 중관춘(中關村)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 규모의 오피스타운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필자가 거주하는 곳은 이곳 왕징으로부터 자동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베이징 하이디엔취(海淀區) 중관촌이다. 베이징 천안문을 중심으로 왕징은 북동쪽에, 그리고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어, 먼 거리 만큼이나 접근성 면에서도 쉽게 찾아가기 힘든 심리적 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북경한국국제학교 및 교민축제한마당 바자회 모습

북경한국국제학교 및 교민축제한마당 바자회 모습 한다솜이 임지연

 

  그런데, 일 년에 딱 한 차례 개최되는 이 날 만큼은 먼 거리의 어려움이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다. 바로 올해로 3회째 개최되는 북경한국국제학교 교민축제한마당이다. 매년 깊어가는 가을이면 어김없이 개최되는 '교민축제한마당'은 그 이름만큼이나 유명해서, 베이징 내에 거주하는 상당수 교민들이 이날 하루를 손꼽아 기다린다. 이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만큼이나, 축제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이 축제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이 곳을 찾았다.

 

  13호선 동후취역(東湖渠) A번 출구로 나와 대형 마트를 등지고 10여분 남짓 걸어가면 드디어 1시간을 달려 찾아온 북경한국국제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마이크 볼륨을 한껏 높여 부르는 한국의 최신 유행가요가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정겹게 들려오는 걸 보니, "이번에도 맞게 찾아왔구나"하는 생각에 반가움이 앞섰다.

 

  가 한창인 교문 앞에는 행사 안내문을 배포하는 학생들과 업체 사장님들의 홍보 열기가 대단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기 때문인데, 올해 축제 한마당에는 100여개의 부스가 설치됐고, 각 부스마다 다양한 다른 한국 업체들과 봉사자 분들이 자리해 축제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빨간 지붕의 100여 곳이 넘게 설치된 부스다. 운동장 외곽을 둥글게 감싼 형태로 자리한 부스에서는 한국식 반찬 가게, 한국 식품점, 떡집, 한국에서 공수해 온 화장품 등 그야말로 한국에 와 있는 듯한 기분 좋은착각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많은 수의 교민들이 넓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장 가운데에 자리한 교민들이 기증한 옷가지를 판매하는 바자회에서는 기증된 옷을 구매하기 위해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이들이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기증된 옷들의 가격의 판매가는 많게는 시중 가격의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많은 교민들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 쪽에서는 행사에 참가한 교민들의 건강을 검진해주기 위해 한국 의료팀이 자리하고 있었다베이징에서 제일가는 규모의 축제이기 때문에 자칫 안전상의 문제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타향살이에 지친 이들의 건강 검진도 진행하고 있었다.

 

흥을 한껏 끌어올려준 교민축제한마당 무대 공연 

흥을 한껏 끌어올려준 교민축제한마당 무대 공연 한다솜이 임지연

 

  또한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장기자랑이다. 이날 역시 학생들이 마련한 장기자랑 대회가 한창이었다. 운동장 오른편에 준비된 무대에서는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춤 솜씨를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었다. 필자 역시 무대 앞으로 마련된 관객석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와 춤사위를 보며 잠시 한국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운동장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댄스, 힙합, 밴드 공연, 태권도 시범 등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져 교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교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축제가 마무리되는 오후까지 쉬지 않고 진행되는 다채로운 무대 행사를 위해 공연하는 앳된 얼굴의 학생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냈으며, 특히 댄스공연과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에서는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몰려와 큰 호응을 보내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축제에서의 '볼거리'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운동장 한 쪽에서는 이날 행사에 참여해 바자회 물건을 구입한 교민들은 물론 축제 참가한 교민들에게 배포하는 응모권 추첨 행사가 한창이었다. 추첨을 통해, 한국행 항공권에서부터 휴대폰까지 다양한 상품을 지급하고 있어 많은 교민들이 참여하는 듯 보였다. 개최 측에서 학교발전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행운권 부스에는 이른 오전 시간부터 교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으며 준비된 행운권 5천여 장은 모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거둬들인 수익금은 전액 학교 발전기금으로 활용되며, 교민 2세 자녀들의 교육에 활용된다는 취지에서 올해에는 더 많은 교민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학교 건물 뒤편에 설치된 작은 규모의 이동식 식당에서는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분식인 떡볶이와 김밥, 떡꼬치 등 학부모 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즉석 식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축제를 기다리는 이들은 비단 왕징의 한인 타운 내에 거주하는 교민들 뿐 만이 아니다. 북경대, 칭화대 등 유수의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유학생들에게도 이 날 축제 한마당은 모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다.

 

교민들의 한국음식 판매 및 건강 검진 모습 

교민들의 한국음식 판매 및 건강 검진 모습 한다솜이 임지연

 

  오도구(五道口)에 거주하며 인근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정현주(26)양은 북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카페를 통해 이 날 축제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서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반찬 몇 가지를 구입하기 위해 먼 길을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반찬 몇 가지에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어 좋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북경한국국제학교 교민축제한마당'은 명실상부한 교민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 지난해 약 4천여명의 교민들이 바자회장을 찾은 데 이어 올해에는 5천여명이 넘는 교민들이 이 곳을 찾아 공연과 바자회를 즐긴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날 베이징의 날씨가 쌀쌀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많은 수의 교민들이 참석, 뜨거운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우리말로 된 음악과 우리말로 나누는 대화, 그리고 그 사이에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우리들의 정()까지 우리 말'모국'의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