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링크

메뉴 열기, 닫기

전통문화공감

검색어 입력
  • Print

본문시작

한글(국보/보물)

 《금강경》의 경 본문과 이에 대한 당나라 육조(六祖) 혜능(慧能)의 해석에 한글로 구결을 달고 번역한 책이다. 원명은 ‘금강반야바라밀경언해(金剛般若波羅蜜經諺解)’이다. 1464년(세조 10) 《반야심경언해(般若心經諺解)》와 함께 간경도감에서 간행되었다. 불분권 1책이나 보통 2책으로 분책되어 전하고 있다. 간경도감(刊經都監) 도제조(都提調) 황수신(黃守身)의 <진금강경심경전(進金剛?心?箋)>, 효령대군(孝寧大君), 해초(海超), 김수온(金守溫), 한계희(韓繼禧), 노사신(盧思愼)의 발문(跋文), <번역광전사실(飜譯廣轉事實)>이 있어서 번역과 간행의 경위를 알 수 있다. 세종과 요절한 의경세자에 관하여 세조와 중궁의 꿈을 계기로 간행이 시작되었는데, 1464년(세조 10) 2월 1일부터 5일 동안 여러 사람에 의해 번역 작업이 이루어지고 바로 간경도감에서 간행되었다 한다.


 이 때 구결의 확정은 세조, 이에 따라 번역은 한계희, 교정은 효령대군과 해초(海超), 《동국정운》에 따른 한자음 표기는 조변안(曺變安) 등이 담당하였다. <진금강경심경전> 뒤에는 간행에 관여한 황수신 등 관원의 관직과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판심제를 기준으로 보면 크게 ‘진금강경심경전, 조조관(雕造官), 금강경서, 금강경, 금강경후서, 금강경발, 번역광전사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하는 원간본 계통의 책 가운데서 전남 영광 불갑사 소장본이 초쇄본이다. 다른 판본과는 달리 권수제 다음에 “御定口訣 / 嘉靖大夫仁順府尹 臣 韓繼禧 奉敎譯”의 기명행(記名行)이 있으나, 다른 원간본 계열의 책과 같이 <번역광전사실>은 빠져 있다. 원간본과 동일한 책판으로 1495년(연산군 1) 인출된 책도 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목활자로 된, 인출 당시의 학조(學祖)의 발문(跋文)이 있다. 그런데 이 후쇄본에는 권수제 뒤의 구결 작성자 및 역자 記名행 두 줄이 비어 있다. 이렇게 구결 작성자 및 역자 기명행이 공백으로 되어 있는 것은 1472년(성종 3) 인출된 《원각경언해(圓覺經諺解)》, 《몽산법어언해(蒙山法語諺解)》, 1495년(연산군 1) 인출된 《선종영가집언해(禪宗永嘉集諺解)》, 《반야심경언해(般若心經諺解)》, 1472년 인출된 것으로 보이는 《법화경언해(法華經諺解)》에도 공통된 것이며, 1495년 인출의 《선종영가집언해》와 《반야심경언해》는 간경도감 당시의 발문이 삭제되어 있는 것까지 동일하다.


 모두 인출 당시에 간경도감이 폐지된 상황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규장각 일사문고 소장본은 본문 장91 이후만 분책되어 전하는데 <금강경후서>의 장8 위치에 <금강경서>의 장8이 잘못 장철되어 있다. 이와 같은 계통의 책으로서 처음부터 장90까지로 된 1책 영본(원소장자 미상)을 저본으로 한 석판본이 해방 직후에 간행된 바 있다. 이 석판본을 저본으로 한 영인본이 1977년 대제각에서 나온 바 있으며, 이 대제각 영인본과 일사문고본을 합쳐서 1992년 홍문각에서 영인되었다. 간경도감판 원간본을 복각한 중간본이 1575년(선조 8) 전라도 고산 안심사에서 간행되었다. 6·25 전쟁 전까지 책판이 안심사에 남아 있어서 1932년에 한용운이 이 책판을 보수하여 인출한 후쇄본이 널리 유포되어 있다. 보판(補版)이 있으므로 중세국어 자료로 이용시 주의를 요하나 현전 원간본에 남아 있지 않은 <번역광전사실>이 실려 있어 소중한 자료가 된다. 1912년에 강재희(姜在喜)가 번역하여 간행한 전혀 다른 성격의 책도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 등에 전한다.


 《금강경언해》에 나타난 국어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ㅸ’과 ‘ㅵ’계 합용병서는 전혀 안 보이고 ‘ㆆ’은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에만 나타난다. 몇몇 불교용어는 한자 독음의 변개가 이루어졌는데, 예를 들어 간경도감 설치 이전에 간행된《석보상절》 등에 보이는 ‘阿難’의 ‘阿’, ‘解脫’의 ‘解’, ‘般若’의 ‘般’ 등의 한자음은 각각 ‘?’, ‘?’, ‘반’인데 《금강경언해》에서는 ‘?’(1b), ‘?’(9b), ‘?’(3b)이다. 방점은 다른 간경도감 간행의 언해서들과 같이 언해문에만 찍었고 금강경의 본문이나 육조의 해의(解義)에 현토한 구결에는 찍지 않았다. 주격조사와 계사 어간의 표기 양상 중 특이한 것은 한자로 적힌 체언의 말음이 ‘ㅣ’나 ‘y’인 경우 주격조사는 ‘ㅣ’로 표기되나 계사 어간의 표기는 세종대의 문헌에서와 같이 생략된다. 이들은 간경도감 불경언해서에서 보이는 일반적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은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다른 불경언해서들과 함께 15세기 국어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이병기)

①참고문헌 서울대 규장각 편(2001), 금강경언해, 규장각소장어문학자료 어학편. 안병희(1979), 中世語의 한글 자료에 대한 綜合的인 考察, 규장각 3. 한용운(1933), 한글경 인출을 마치고, 불교103호. 동악어문학회(1993), 금강경언해 주해.

②관련항목: 금강경, 금강경삼가해, 반야심경언해

③키워드: 육조, 혜능, 간경도감, 불경, 불경언해, 세조, 구결, 황수신, 효령대군, 김수온, 한계희, 노사신, 해초

④원전보기: [불갑사 소장 원간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