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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얇게 간 조개껍질을 다양한 형태로 오려 기물(器物)의 표면에 붙여 장식한 공예품을 ‘나전칠기’라고 하며, 이러한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을 ‘나전장(螺鈿匠)’이라 한다. 우리 민족이 옻칠을 이용한 흔적은 일찍이 청동기시대 유물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여기에 조개장식을 더한 것은 신라말 고려초로 추정된다. 나전칠기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옻나무 수액인 칠과 자개다. 자개는 전복?소라, 진주조개가 주로 쓰이며, 특히 남해안과 제주도 근해에서 나는 것이 가장 곱고 질이 좋아 경남 통영지역은 나전칠기 생산지로 유명하다. 나전칠기 제작과정은 나무로 기물 형태인 백골을 짜고 그 표면을 고른 뒤 칠죽을 발라 백골의 틈을 메우고 연마, 옻칠, 광내기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 자개로 무늬를 만드는 방법은 자개를 실처럼 잘게 잘라 직선 또는 대각선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만들어내는 끊음질과 실톱 또는 줄로 문질러 매화, 대나무, 거북이 등의 문양을 만드는 줄음질이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 전기에는 모란, 국화, 연꽃 등의 식물무늬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조선 중기에는 화조, 쌍학, 포도, 그리고 사군자 무늬가 즐겨 사용되었다. 나전의 아름다움은 결코 그 번쩍거리는 소라껍질에서 얻어낸 광채 때문이 아니다. 상감한다는 것, 어디엔가로 깊이 파고 들어가는 보석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아무리 작은 보석이라 해도 황금을 압도한다. 왜냐하면 황금은 단지 보석이 파고 들어가는 흙의 구실밖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옻칠은 자개에 있어서 바로 황금의 지면과 같은 구실을 한다. 자개가 숨고 또 박히게 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바다의 진흙 바닥과 같은 깊이를 지닌 갯벌이 필요한 것이다. - 이어령 [우리문화 박물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