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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선

감선(減膳)이란 왕이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생겼거나 왕실의 궁, 능원 등에 화재나 훼손이 발생하였을 때, 특별한 애도(哀悼)를 표시하고자 할 때 자신의 밥상에 오르는 음식의 가짓수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일을 말한다.
이미 삼국시대에도 실시되었던 감선은 조선시대의 왕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일이었다.

감선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는데, 가장 주된 이유는 가뭄이었다. 대표적으로 태종(太宗: 재위 1400-1418)은 가뭄 때문에 감선을 하고 약주(藥酒)도 그만두고 죄수까지 풀어주었으나 오래도록 가물자,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는 것은 자신이 우매(愚昧)하기 때문이라며 눈물을 흘렸다(『태종실록』 태종 6년 1406년 7월 23일 기사). 이와 같이 가뭄에 왕이 적극적으로 감선했던 이유는 가뭄은 농작물의 흉년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곧 백성들이 고통 받고 굶어죽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어서 가능한 서둘러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내릴 때가 아닌데도 내리는 눈, 서리, 우박은 물론이고 큰 바람, 긴 장마와 폭우, 천둥과 번개, 흰 무지개, 혜성의 출몰, 별자리의 이변, 전염병의 발생 등 왕이 감선했던 이유는 다양하였다.
각종 변고가 생기면 왕은 자신의 덕(德)이 부족한 탓이라 하여 감선을 하고 ‘철주(輟酒)’라 하여 약으로 쓰는 술조차 마시지 않았으며, ‘철악(撤樂)’이라 하여 음악의 연주도 멈추었다. 또한 태조(太祖: 재위 1392-1398)가 의비(懿妃), 목왕(穆王), 효비(孝妃), 경비(敬妃) 등의 기일(忌日)에 감선한 것처럼 선조의 기일인 때(『태조실록』 태조 3년 1394년 2월 24일, 3월 10일, 5월 15일, 7월 21일 기사), 아끼는 신하가 죽은 경우(『세종실록』 세종 4년 1422년 3년 11월 기사), 명종(明宗: 재위 1170-1197) 때 경복궁에 화재가 나서 감선하고 선조(宣祖: 재위 1567-1608) 때 현릉(顯陵)에 불이 나서 감선한 사례에서 보듯이 궁(宮), 전각(殿閣), 능원(陵園)과 같이 왕실과 관련된 곳에 불이 난 경우에도 감선한 일이 조선왕조실록에 많이 나온다(『명종실록』 명종 8년 1553년 9월 14일, 『선조실록』 선조 29년 1596년 3월 8일 기사). 드물게는 광해군(光海君: 재위 1608-1623)이 1619년 심하전투(深河戰鬪), 즉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이 후금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많은 백성들이 죽었다는 이유로 감선한 적이 있다(『광해군일기』 광해 11년 1619년 3월 21일, 3월 27일 기사).

감선의 내용은 상에 오르는 음식의 가짓수[品數]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점심[晝膳]을 올리지 않는 것처럼 끼니의 수를 줄이거나(『세종실록』 세종 18년 1436년 윤 6월 7일 기사), 쌀의 양을 줄이고(『성종실록』 성종 13년 1482년 8월 24일 기사), 물에 말은 밥을 계속 먹는 일(『성종실록』 성종 1년 1470년 6월 1일 기사)도 감선의 일환으로 여겼다. 왕이 감선을 하면 대왕대비와 중전, 세자 등 여러 전에서도 함께 감선을 행하는 게 관례였는데(『성종실록』 성종 22년 1491년 5월 5일, 성종 24년 1493년 윤 5월 2일 기사, 『중종실록』 중종 4년 1509년 4월 26일 기사), 감선을 하더라도 대비전만은 예외로 하도록 명하기도 했다(『성종실록』

성종 22년 1491년 7월 15일 기사) 이렇게 예외를 둔 것은 조선시대가 효(孝)를 중시했기 때문에 어머니까지 고생하시는 걸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왕은 감선을 시작했던 이유가 사라지면 ‘복선(復膳)’이라 하여 감선하기 이전의 수준으로 밥상의 내용과 음식의 가짓수 등을 되돌렸다. 감선이 선정(善政)보다 못하며, 왕이 근신하고 감선을 한다 하여 자연재해나 전염병의 피해 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감선은 그 실제적 효과보다는 왕의 도덕적 수양과 자기반성, 백성의 고통을 함께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행위였다. 음식을 통해 정치를 했던 왕의 일면을 감선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김혜숙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의례]
참고문헌
『태조실록』
『태종실록』
『세종실록』
『명종실록』
『선조실록』
『성종실록』
『중종실록』
『광해군일기』